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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선배시민이 만난 선배시민

나이 든 보통사람들의 당당한 행진, 의정부 선배시민 시대의 문을 열다 

- 선배시민협회 의정부지회 강은희 회장 -

 

의정부의 노년 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돌봄의 대상’이라는 낡은 외투를 벗어 던지고, 공동체를 돌보는 ‘주체’로 당당히 나선 나이든 보통사람들. 그 중심에는 오랜 시간 공무원으로서 또 지역사회 리더로서 공동체 활동에 헌신해 온 강은희 의정부지회장이 있다. 지난 2월 25일 선배시민협회 의정부지회 출범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를 만나 선배시민으로서의 삶과 의정부지회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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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그동안 살아오신 이력과 함께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시는 가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의정부에서 태어나서 70년 넘게 의정부 지역에서 생활해 왔습니다. 경기 지역에서 40여년 공직생활을 해왔고, 퇴직 이후에는 지역사회를 위해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회복지사협회, 민주평통, 녹양복지관, 마을자치회 등에서 꾸준히 시민사회 공동체활동을 해왔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요. 그래서 공무원으로 일할 때도 공무원 사회의 여성리더십과 여성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번기 탁아소를 설치해 운영한 것은 저에게도 보람있는 일이었지요.

저는 ‘행동지향 혁신가’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힘을 기르고(Get it power), 지속적으로 행동하라(Keep on going)는 말인데요. 명사를 동사로 만드는 행동이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사람을 통해 지혜를 얻어, 함께 모여 행동할 때 세상은 조금씩 나아져 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Q. ‘노년’이라는 시기를 직접 지나오시면서 ‘노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떠신가요?

노년이 되어보니 좋은 점은 비로소 ‘나 자신’과 ‘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입니다. 젊은 시절의 치열함에서 한 발짝 물러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위치가 된 것이지요. 다만, 사회가 여전히 우리를 ‘보호받아야 할 약자’로만 규정하려 할 때 불편함을 느낍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뜨거운 가슴과 실천할 힘이 있는데 말이지요. 노인은 ‘나이든 보통사람’입니다.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하고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사회적 권리와 의무에서 배제되지 않는 시민이어야 합니다. 노인의 경험이 사회적 자산으로 인정받고 가치화될 때 그 사회는 더욱 안정되고 풍요로워질 거라 믿습니다.

 

Q. ‘선배시민’이라는 말은 언제 처음 접하셨고, ‘선배시민’ 교육을 통해 무엇을 느끼셨나요?

의정부에서는 약 10여 년 전부터 노인복지관에서 ‘선배시민’ 교육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2024년 의정부 평생교육원에서 실시한 유범상/유해숙 교수님의 9회에 걸친 ‘선배시민교육’을 통해 ‘선배시민’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선배시민의 개념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지요. 선배시민은 단순히 나이를 먹어가는 늙은이가 아니라, 나이든 보통사람이자 시민으로서, 권리 위에 잠자지 않고 ‘내 자리에서 나답게’ 학습하고 행동하며 후배 시민을 위해서도 목소리를 내는 선배시민이어야 한다는 사실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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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에 선배시민협회 의정부지회를 출범하게 된 계기와 과정, 앞으로의 활동방향이 궁금합니다.

의정부는 지난해 노인 인구비율이 20.8%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해 있습니다. 약 9만 명이 넘는 어르신이 계시고, 300여 개가 넘는 경로당과 3개의 노인종합복지관(의정부, 장암, 신곡)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소극적인 여가 활동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래서 이런 노인들의 자존감을 일깨우고 경험을 자산화하는 새로운 노인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선배시민교육과 『선배시민』 책자 북콘서트를 기점으로 ‘우리만의 공간과 조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지요. 그래서 선배시민협회 본부와의 연대 하에 자발적인 시민조직으로 선배시민협회 의정부지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Q. 의정부 노인 사회의 현재 상황과 협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의정부는 군사 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평생학습 도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노년층은 고립되거나 소외되기 쉽습니다. 의정부지회는 파편화된 노인들을 ‘시민’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내고. 특히 지역 내 다양한 복지·문화 기관들과 맺은 MOU를 바탕으로, 선배시민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앞으로 의정부지회는 ‘학습하는 선배시민’과 ‘실천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단순히 모여서 즐기는 모임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를 토론하고 정책을 제안하며 후배 시민들을 돌보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후배시민(다음세대)들에게 격려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책 속에서, 또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인생을 배웁니다. 특히 마을 곳곳에서 묵묵히 봉사하시는 평범한 이웃들과 어르신들이 제게는 가장 큰 스승입니다. 세상이 각박하다고들 하지만, 공동체의 힘을 믿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짊어진 삶의 무게를 저희 선배시민들이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경쟁자가 아니라, 여러분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광장을 지키고 응원하는 든든한 ‘선배’가 되겠습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선배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연대의 현장에 언제든 노크해 주세요. 함께하면 세상은 분명 더 따뜻해질 것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작지만 단단한 강은희 지회장의 선배시민으로서의 뿌리를 발견한다. 그의 정신적 뿌리는 어머니이고, 그 어머니가 믿어온 하나님이다. 그와의 대화에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모든 활동의 기본조건인 이유이다. 그는 사회 공동체 속에서 ‘나이 듦’은 쇠퇴가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완성’임을 이야기한다. 그의 말대로 의정부의 선배시민들이 걸어가는 그 발자국이, 우리 사회 노년 문화의 새로운 길이 되고 이정표가 되길 기대해본다.

 

글-조안(선배시민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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