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배시민협회가 서울특별시의회의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 제정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6월 24일 의결된 이 조례는 시내버스·마을버스 요금 지원 대상 연령을 '70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노인복지법」이 정한 '65세 이상' 기준을 사실상 상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협회는 새로 출범한 민선 9기 서울특별시의회가 이를 '65세 이상'으로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입장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서울시는 사실상의 ‘노인 연령 기준 상향’ 시도 멈춰라
한국선배시민협회는 지난 6월 24일 서울특별시의회가 의결한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와 관련하여,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이용 요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는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규정한 데 대하여 깊은 우려를 표한다.
또한 새로 출범한 민선 9기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이를 ‘65세 이상’으로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
「노인복지법」 제26조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의 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송시설 및 공공시설을 무료 또는 할인된 요금으로 이용하게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근거한 노인 연령 기준 ‘65세 이상’은 그동안 다양한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이른 것으로서, 특히 노인복지와 관련된 각종 법령이나 조례 등의 시행에서 기준점이 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가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서울특별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를 일방적으로 제정한 것은, 법으로 보장한 노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며, 노년 세대를 차별한 것이다.
노인에 대한 교통비 지원은 생계와 직결되어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자 중 취업자는 이미 330만 명에 이른다(약 32%, 2025년 기준). 이 취업자 중에는 자녀 교육비, 주거비 부담 등으로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정년퇴직 후에 다시 취업전선으로 내몰린 노년들이 많다. 어렵사리 취업했다 하더라도 비정규직, 저임금 등 노동조건이 대부분 열악하다. 65세 넘어 취업하면 고용보험은 가입조차 할 수 없어 실업급여도 받지 못한다. 노년들에게 출퇴근 교통비 지원이 생계와 직결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시는 교통기관 무임승차 손실액 산출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6월 1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무임수송으로 인한 공익서비스 손실액을 4,488억원(2025년 기준)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손실 규모가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손실의 주 원인으로 노인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손실액은 ‘받아야 할 요금’에다 ‘이용자 수’를 곱한 것이지 수송원가도 아니고 한계비용도 아니다. ‘손실액’이라는 용어는 사실을 호도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하철뿐만 아니라 버스 요금 지원액을 산출함에 있어서 그 근거자료를 명확하게 공개하여 정책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바란다.
노인은 ‘사회적 비용’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노인을 ‘사회적 자산’이 아니라 ‘사회적 비용’으로 계산하기 시작했는가. 초고령사회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현재이다. 초고령사회의 해법은 비용 증가를 줄이는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노년 세대의 사회 참여와 기여를 확대하는 방향에서 찾아야 한다. 노년 세대의 취업이나 사회활동은 납세 및 소비 증가, 돌봄 및 의료비 부담 완화, 사회적 고립 감소 등 다양한 사회적 편익을 창출한다. 따라서 교통비 지원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노년들의 경제활동과 사회참여를 촉진하는 ‘사회적 투자’라는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노인 연령 기준을 바꾸려면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노년 세대는 복지의 수혜자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만들어가는 시민이다. 따라서 노인 연령 기준을 변경하는 법이나 조례, 정책을 결정할 때는 공론화를 통해 당사자인 노년 세대뿐만 아니라 가까운 장래에 노년이 되는 세대의 의견까지 함께 반영해야 마땅하다. 노년 세대의 문제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 세대의 권리에 관한 문제이다.
따라서 사단법인 한국선배시민협회는 노인의 복지를 후퇴시키거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시도가 발견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시민사회 및 관련 단체와 연대하여 정책 제안과 공론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
2026년 7월 5일
사단법인 한국선배시민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