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해숙 선배시민협회 회장
“‘노인’을 향한 부정적 인식과 차별을 넘어,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최근 선배시민협회가 사단법인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노인’을 ‘선배시민’이라 부르는 이 단체는 “노인은 존중받아 마땅한 선배 시민이지, 사회의 ‘짐’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임의단체에서 사단법인으로 새출발하면서 얻게 될 ‘공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선배시민협회를 이끌고 있는 유해숙 회장을 만나 협회의 설립 철학과 향후 활동 방향 등을 들어보았다.
- 협회가 최근 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협회 역사에 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십시오.
“협회는 2023년 9월 22일 12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가칭)선배시민협회 발기인대회로 시작했습니다. 2024년 2월 17일 선배시민협회 창립총회를 열었고 이어 지난 11월 22일 (가칭)한국선배시민협회 법인설립 창립총회를 가졌습니다.”
- 회장님은 어떤 계기로 선배시민협회를 만들고 이끌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오랫동안 시민사회 영역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초대원장으로 일하며 현장에서 ‘당사자 운동’의 필요성과 이를 지탱할 철학·이론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노인복지관에서 동료들과 함께 실천적 대안을 모색했고, 그 과정에서 선배시민학회 창립에 참여했습니다. 이후 경기도·제주도·강원도·전북도 등에서 관련 조례가 잇따라 제정되는 흐름을 보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협회의 필요성을 확인해 선배시민협회를 설립했습니다. 무엇보다 ‘노인’을 향한 부정적 인식과 차별을 넘어서는 새로운 담론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 우리 사회는 아직 노인에 관한 편견이 여전한 것 같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82%가 노인에 대해 ‘답답하고 소통이 안된다’는 등 부정적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특징을 노인 전체의 특징인양 집단화하고 차별화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노인’을 ‘NO人’, 즉 사람이 아니라고 폄하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나이에 온갖 부정적인 것을 씌워 차별하기도 합니다. 노인을 사회 공동체와 분리해 돌봄의 대상 혹은 사회의 짐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노인은 ‘나이든 보통사람’입니다. 돌봄의 주체이기도 하면서, 빵(생존)을 넘어 장미(실존)를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 ‘선배시민’이라는 용어는 어떻게 탄생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노인들 스스로가 ‘선배시민’이라고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전체 국민 중 50세 이상이 45% 이상인데, 우리의 노년이 어떤 모습일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노인이 사회의 짐이 될 것인지, 당당한 시민이 될 것인지는 선배시민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노인은 ‘짐’이 아니라 ‘힘’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선배들이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을 이뤄냈듯이, 가장 빨리 인간답게 더불어사는 공동체적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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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노인, 공동체 ‘짐‘ 아닌 ‘힘‘… 학습·토론·실천으로 인식 변화를“ - 브릿지경제
